[서울대 필독서 no.9] 광장 - 최인훈

 

 

최인훈
그는 누구인가?

소설가 최인훈은 1936년 4월 13일 함경북도 회령군에서 4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실제 출생년도는 1934년이라고 합니다.) 아버지 최국성(崔國星)은 목재 상인이었으며, 집안은 제법 부유한 편이었습니다. 해방 이후 소련군이 북에 진주하게 되었을 때 그의 아버지는 부르주아로 지목되었고, 결국 다른 지방으로의 이주를 결심했습니다. 그는 1947년 아버지를 따라 함경남도 원산시로 이주했으며, 자전소설인 <화두>의 내용에 따르면 원산에서 학교를 다닐 때의 경험이 후에 소설가가 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참고로 원산중학교에 입학할 때 월반을 해 바로 2학년부터 시작했습니다.

원산고등학교 재학 도중 6.25 전쟁이 발발하자 철수하는 국군을 따라 월남했으며, 피난민 수용소에서 1달 가량을 지내다가 친척이 있는 전라남도 목포로 이주함과 동시에 목포고등학교로 전학했습니다. 목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지만, 사법시험은 거의 준비하지 않고 문학 공부에 몰두했습니다. 이때 시를 써서 추천을 받은 일이 있었는데, 후에 그의 작품인 <광장>이나 <구운몽> 등에서 시나 노래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시인으로서의 재능도 없지는 않았던 듯합니다. <구운몽>에 등장하는 '해전'이라는 시는 따로 연구한 논문도 더러 있으며, 최인훈 자신이 그에 대한 해석을 쓰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1957년에 서울대학교를 중퇴하고 장교로 임관하여 군 복무를 하였습니다.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중퇴한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군에서는 제법 오래 있었는데, 통역장교로 7년간 근무하면서 1959년부터 문학 활동을 하였습니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장편소설 <광장> 역시 1960년작입니다.

1959년에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를 발표하면서 등단하였으며, 같은 해 <라울전>이 추천을 받아 정식으로 소설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1960년에는 <가면고>를 발표하였으며, 대표작인 장편소설 <광장>이 10월에 발표되었습니다. 평론가 김현은 '1960년이 정치사적으로 4.19의 해라면 문학사적으로는 광장의 해다'라고 언급할 만큼 <광장>이 당시 문학계에 가져다 준 충격은 대단했습니다. 이전까지 재능 있는 젊은 작가 정도였던 최인훈은 이 작품 하나만으로 유명 소설가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이후 <구운몽>, <회색인>, <서유기>, <태풍>, <크리스마스 캐럴>, <가면고>, <총독의 소리> 등을 발표하였으며, 미국으로 떠나 극작가로 활동하였습니다.

극작가로서의 최인훈은 <광장>의 대중적인 유명세에 힘입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인훈은 70년대 이후에 소설 절필을 선언하고 희곡을 쓰는 데만 작가로서의 역량을 전념하였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소설가가 아니라 극작가로 남고 싶다고 말하였으며, 소설을 쓸 때는 창작의 희열을 느끼지 못하였는데, 희곡을 쓸 때는 지구를 뚫고 우주를 솟곧치는 듯한 경험하였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공식적으로 최인훈이 발표한 희곡은 총 일곱 작품입니다. 이 작품들은 한국의 신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과 그렇지 않은 작품들로 나뉘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는 '온달 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둥둥 낙랑둥>은 '낙랑공주와 호동왕자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는 '아기장수 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달아 달아 밝은 달아>는 심청전을 다크하게 재해석한 작품 등이 있습니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는 심청이를 모티브로 한 희곡으로, 희곡 속 심청이는 매춘부가 되기 싫어서 배에서 바다로 뛰어 내리다가 실패합니다. 이후 매춘굴 '용궁'에서 조선인 김서방을 만나 고국으로 돌아오는 배를 어렵게 타지만 왜국 해적들에게 납치되어 고난을 겪고, 결국 할머니가 되어 조선으로 겨우 돌아오게 됩니다. 작품은 늙고 병든 심청이가 자신의 인생담을 동화처럼 들려주는 결말로 끝나지만, 동네 아이들은 그 이야기를 믿지 않고 심청이를 조롱하는 비참한 결말로 마무리됩니다.

이 작품은 아름다운 고전을 폭력적인 방식으로 왜곡하였고, 너무 성적인 부분이 많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작가 최인훈 본인은 전혀 그럴 의도는 없었으며, 심청이가 스스로 몸을 팔았다는 설화가 과연 사실인지, 오히려 그 설화는 유교의 효 이데올로기에 의해서 자식이 본인의 인생을 다 바쳐 부모 봉양할 것을 강요하고 정당화하는 텍스트였던 것이 아닌지를 현대 한국인 스스로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 머무르는 동안에는 소설을 하나도 발표하지 않았지만, 대신 <광장>을 열심히 개작하여 세련된 순우리말로 새롭게 탄생시켰습니다. 최인훈 작가는 이 때 자신의 미국 생활이 일종의 도피였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나중에 인터뷰에서는 대한민국이 독재 정권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자유롭게 미국에서 살았다는 것이 자신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의 정치적 상황을 소재로 소설을 쓰는 것이 예술적으로 현실의 표면만을 건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자신의 작품에 대한 작가로서의 회의를 경험하였고, 보다 원형적이고 본질적인 창작 활동을 하는 길을 고민하다가 신화를 소재로 한 희곡 작업으로 예술적 진로를 선택하였습니다. 최인훈 작가의 행보를 단순히 독재 정권으로부터의 도피라고 생각하는 것은 운동권 사관에 젖은 편협한 해석일 뿐입니다.

1977년에는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정식 임용되어 2001년 5월까지 재직하였습니다. 비교적 최근인 1994년에는 자전 소설인 <화두>를 발표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최인훈 작가가 한국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에 대해 느꼈던 감정들과 그 흐름을 따라 살았던 삶, 그리고 자기 작품들의 주제의식과 창작동기를 밝히고 있는 작품입니다. 2012년에는 <바다의 편지>라는 선집을 내놓았습니다.

 

생전에는 거의 일상 생활이 베일에 싸여 있는 분이셨습니다. 일상적으로 어떻게 지내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들리지 않았으며, 예전에는 강의를 하셨지만 정년퇴임 후에는 소식이 없었습니다. 특히 최인훈 선생님의 가족에 대해서는 언론에 공개된 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8년 6월에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으셨으며, 그 후 투병 중이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암이 늦게 발견되어 전신에 암세포가 퍼졌으며,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고 합니다. 그 뒤 2018년 7월 23일 오전 가족 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별세하셨습니다. 장례는 문학인장으로 치러졌으며, 묘지는 경기도 고양시 자하연 일산 공원묘지입니다.

 

타계 후에는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습니다.

 

광장

『광장』은 최인훈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로, 한국의 대표적인 현대문학 작품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 소설은 일제강점기 시대의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그 속에서 인간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입니다.

소설은 '광장'이라는 마을의 중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광장에는 마을 주민들이 모여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지켜보는 눈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광장에서 한 남자가 소리를 지르며 뛰어나오면서 마을의 평화로운 일상이 깨어지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광장에는 갈등과 충돌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인간들의 모습과 역할, 그리고 사랑과 우정, 인간의 삶에 대한 진실 등이 다양한 각도에서 그려지고 있습니다.

소설은 일제강점기 시대의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 인간의 삶에 대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에 당시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담겨 있어, 당시 상황에 대한 역사적인 이해와 함께 현대인의 삶에 대한 고찰과 인간성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이끌어냅니다.

이처럼 『광장』은 일제강점기의 역사적인 배경 속에서 인간의 삶과 가치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어, 국내외에서 널리 읽히고 있는 대표적인 현대문학 작품 중 하나입니다.

 

책 속 문장

 

"광장은 참말로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있지 않나?"

"그러나 나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그러니 선악을 갈라놓는 도덕적 구분이란 것은 나에게는 말도 안되는 것이다."

"때론 그저 고요히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지만, 그건 가장 어려운 일이다."

"인간은 죽음을 당할지 모르는 인간으로서 사는 것이다."

"아버지는 내가 더 좋아하는 형을 차별해서 고통스럽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 나를 괴롭힌다."

"나는 이것이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언제든지 자기가 선택한 길을 가야한다."

"세상은 누구에게나 같은 기회를 준다. 그러나 그것을 잡을 준비가 된 사람에게만 그 기회는 진정한 의미를 가진다."

"괴로움과 슬픔이 없이 행복만 있는 사람이란 없다. 하지만 인간은 그 괴로움과 슬픔을 이겨내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광장/구운몽

해방 후 한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살아 있는 지식인의 표상, 최인훈의 대표작 『광장 구운몽』. 《광장》은 해방과 전쟁, 분단으로 이어지는 한국 근현대사와 궤를 같이하는 주인공 이명준의 깊은 갈망과 고뇌를 그린 작품으로 남북 간의 이념, 체제에 대한 냉철하고도 치열한 성찰을 담고 있다. 삶의 일회성에 대한 첨예한 인식, 개인과 사회·국가 간의 긴장과 갈등, 인간의 자유와 사랑 같은 본질적인 주제에 대한 폭넓은 성찰을 담아낸 한국 현재 문학사 최고의 고전이다. 《구운몽》은 한 개인은 물론 사회 전체의 억압된 무의식을 보여준 소설이다. 실패한 혁명의 이야기이지만 여덟 겹 꿈속에서 사랑을 찾아내는 사랑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

최인훈

출판

문학과지성사

출판일

201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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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선정 필독서 100선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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